
본교로 오기 전 같은 학교에서 동료교수로 재직했던 김호연 교수님과의 인연으로 우리 무용학 전공 졸업생들의 첫 시도이자 새로운 도전이었던 FINEL STAGE next-level VOL 1의 공연에 객관적이고 냉철한 평가를 부탁드렸다.
평론가로서 수많은 공연과 무용가들의 비평을 담백하게 풀어내어 다른 무용 평론가들과는 차별화 된 글로써 최근 가장 각광받는 비평가께 글을 부탁한다는 것은 나에게도, 우리 졸업생들에게도 조금은 두렵고 설레는 도전과도 같은 일 이었다.
얼마 전 그 작은 시작에 결과물이 책으로 발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60여편의 우수한 공연물들의 비평글 속에 실용무용에서는 단 하나의 공연 FINEL STAGE next-level VOL 1의 비평문이 실렸다며 귀중한 책을 한권 선물 받았다.
그동안 순수예술분야의 비평문들은 비교적 다양한 형태로 이미 오랜 시간 작품을 평가받고 그 작품의 가치를 역사 속에 남기는 순기능적 역할과 함께 수많은 공연물들 속에 이 시대의 춤에 역할과 가치를 평가받기도 하며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번 비평문은 실용무용열의 공연에 접근하여 대중성과 시대성을 겸비한 새로운 춤의 가치와 가능성을 평가받는 다는데 한 발짝 다가가는 일이라 생각하며 그 시작을 과감히 부탁드렸다.
대중예술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평론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 실용무용의 짧은 역사 속에서도 그 가치와 평가를 남기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사명으로 시작한 시도였다.
첫 공연이 끝나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우리는 또다시 FINEL STAGE next-level VOL 2를 준비하고 있다.
각 scene에서의 활발한 활동과 무대경험, 대회 등을 통해 안무가로서의 가능성을 이미 인정받은 우수한 재원으로 구성되어 순수 예술 계열에서는 아직은 낯설은 팝핀, 락킹, 하우스, 재즈, 코레오그래피 등 다양한 street scene과 실용무용의 댄서로 시작해 안무자로서의 또 다른 길을 열어가는 의미 있는 공연으로 거듭날 것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장르와의 콜라보를 통해 안무가로서의 새로운 지표를 만들고 활발한 교류를 통해 진화하는 아티스트의 탄생을 기대한다는 목표로 우리는 많은 도전과 실패 그리고 성공을 함께 했으며 또다시 도전의 시작점에 서 있다.
작은 도전이지만 새로운 선장과 선원들로 무장한 VOL 2의 크리에이티브한 무대를 통해 실용무용의 좋은 인재를 발굴해간다는 부분에서 작년 공연의 결과물들을 좋은 글로 그 도전에 힘을 실어준 김호연 평론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비평문을 전해본다.
FINEL STAGE next-level VOL 2의 성공을 기원하며..
한국에서 무용은 흔히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라는 삼분법으로 고착되어있다. 이러한 나눔은 무용과가 생기는 즈음부터 현재까지 관념화되었고, 무대공연예술의 토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동안 인구 감소에 따라 입학 인구도 줄어들면서 무용과도 자연발생적으로 정리가 되고, 무용과의 존재가치에 대한 여러 논의가 함께 이루어졌다. 이는 아카데믹 중심의 무용계가 지닌 장단점에 대한 문제를 바탕으로 무용이 대중과 소통을 제대로 하였는지 본질적인 문제까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반해 실용무용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높아가고 있다. 스트릿댄스, 방송댄스 등등 쓰임에 따라 여러 장르로 나뉘는 실용무용은 대중문화의 범위가 넓어짐과 동시에 수요가 많아지며 점점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무용과가 줄어듦에 비해 전문학교, 교육원 등이 점점 늘어난 현실적 모습에서도 이들의 가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굳이 제도권의 대학교육에서 무용을 배워 비효율적 구조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반성은 이러한 대중적 소통을 통해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이번 "FINAL STAGE next level"(M극장 2018.11.17.)도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8명의 춤꾼들이 자신의 끼를 발산하여 실용무용이 갖는 매력을 확인시켜준 무대이다. 이들은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에서 4년 동안 몸으로 채득한 것을 보여준 공연이지만 이들을 통해 실용무용의 현주소를 볼 수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번 공연은 이미 여러 무대에서 활약하는 젊은 춤꾼들의 무대라는 측면에서 여타의 형식과는 질을 달리하여 주목 할 수 있다.

강창우 안무의 ‘19-23’은 팝핀을 중심으로 춤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무대이다. 팝핀의 특징은 관절의 꺾임을 통해 순간적 희열을 전해주는 춤이다. 어떤 구성보다는 그 춤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춤으로 이 무대에서도 모티브보다도 단순하게 팝핀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담으려 하고 있다. 이주향 안무의 ‘시선’은 기승전결을 두고 음악의 흐름에 몸을 실어 자아을 표현한 무대이다. 자유 몸짓의 의지와 함께 기본에 충실하여 완성도를 높이며 서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김혜빈 안무의 ‘인연’은 가요‘인연’을 춤으로 재해석한 무대이다. 단순하게 이 무대는 리듬에 맞추어 해석하기는 것에서 나아가 다큐 사랑‘너는 내 운명’에 나온 애절한 사연을 바탕에 두기에 몰입감을 전해준다. 김성빈 안무의 ‘Pressing’은 안무자에게 주어지는 압박감을 어떻게 춤으로 자유롭게 풀어내는지를 말하고자 한다. 매듭과 풀림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몸이다. 압박이 있어야 자유로움이 분출되듯 이 작품은 하우스댄스의 경쾌한 발놀림과 더불어 군무의 규율 속에서 개성이 돋보인다.
박현우 안무의 ‘The other side’는 뮤지컬 영화 ‘The Greatest Showman’의 ‘The other side’에 대한 안무자의 재해석으로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무대이다. 뮤지컬에서 왜 춤이 필요하고 어떻게 질감을 높일 수 있는지 이 흥겨운 무대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박찬희 안무의 ‘Keep going’은 일상을 살아가는 젊은 춤꾼의 이야기가 추상적 표현 속에서 리듬에 담아 자아를 통해 풀어놓고 있다.
함새미 안무의 ‘We sing Halleluah’는 가요 ‘여러분’을 종교적 의미로 해석하여 이를 춤으로 담아내고 있다. 종교와 무용의 상관적 의미에 대한 현재성을 묻고자 한 무대이다. 박정은 안무의 ‘Return-소환’은 스트릿 댄스다운 무대로 흥겨움이 함께 한다. 관객을 장악하는 흡입력도 있고, 끼가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며 멋지게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들의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점은 8명 모두 개성이 뚜렷한 춤을 추고 있다는 점이다. 각각이 춤의 성격도 다르며 지향하는 바도 다르지만 이들을 통해 실용무용이 나아갈 바를 어렴풋하게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의 개성처럼 적용 범위가 다양하기에 무대공연예술로서 실용무용의 확장성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또한 이들에게는 안무자로 하나의 주제의식을 가지고 무대를 구성하는 어려움과 도전이 따랐다. 그럼에도 리듬에 맞추어 단순하게 안무를 하는 것이 아닌 구성, 말 그대로 코레오 그래피를 적용해 보았다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물론 개개의 능력에 따라 편차가 따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도전이 스트릿 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이기에 나름의 의미를 지니는 무대였다.
한국춤 새롭게 바라보기/ 민속원, 20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