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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무용계열

[중앙일보]비보이가 희귀병 서연이를 위해 춤춘 까닭은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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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 서울 신촌에서 국내 정상급 댄서들과 함께 스트리트 댄스 버스킹(거리 댄스 공연)이 열렸다. ‘특발성 폐섬유증’을 앓는 서연이를 돕기 위해 마련된 이 공연이다. 당일 공연은 아프리카TV ‘소울트레인’채널을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수익금 전액은 희귀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를 위해 사용됐다.
이 특별한 공연을 기획한 비보이, 뜨거운 심장을 가진 김근서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이하 호서예전) 교수를 만났다. ‘비제이제리(Bj Jerry)’라고도 불리는 김근서 교수는 90년대 말 비보이 그룹 ‘피플크루’에서 활동한 우리나라 비보이댄스의 선구자이다. 그는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공연 기획자로서 비보이댄스와 발레의 조화를 이루어냈으며 현재 호서대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아프리카TV로 방송을 시작한 이유부터,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향한 조언까지 김근서 교수의 솔직한 목소리를 전한다.


                                                  [ 김근서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교수 ]


– 최근 들어 달라진 비보이 공연 방식이나 문화가 있다면?
“최근보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전후로 바뀐 것 같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전에는 비보잉이 배틀 형식으로 진행 되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관객들이랑 소통하기보단 내가 즐기기 위해서 춤을 췄다. 하지만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때부터 배틀 형식이 아니라 스토리를 춤으로 표현한 nonverbal(말을 쓰지 않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활동반경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공연 구성이 바뀐 것뿐만 아니라 댄서들의 마음가짐 역시 ‘내가 즐기겠다.’ 라는 생각보다 ‘관객들과 소통하겠다, 관객들과 함께 즐기겠다.’로 바뀌었다.”

– 비보잉이 흔히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k-pop댄스와 차별화 되는 점이 있다면?
“K-pop댄스라는 장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 가지를 비교해 본다면 K-pop댄스는 안무의 형태로 되어있는 춤이지만 비보잉은 기본을 배워서 나만의 응용동작을 만드는 춤이다. K-pop은 가사와 리듬에 초점을 두고 이에 맞춰 동작을 정해 춤을 춘다. 하지만 비보잉은 여러 기본동작들을 배운 후 이것들을 응용해 나만의 동작들을 만들어 춤을 추는 것이다.”

–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생소한 시도로 화제가 됐던 공연이다. 기획했던 계기는?
“댄서들의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예전에 댄서들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가수들 뒤에서 춤추는 백댄서 정도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라는 이야기를 춤으로 표현하는 공연을 통해서 댄서들이 할 수 있는 일도 늘어날 수 있고 댄서들도 그들의 춤 자체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댄서가 춤만 추는 게 아니라 공연을 통해 어떤 메시지도 전달하려 하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댄서들을 인정하고 즐기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사람들이 댄서라는 직업도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댄서의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계기였다.”

–공연기획에 있어 가장 중요시, 우선시 하시는 것은?
“기획자와 댄서 양쪽의 입맛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다. 기획자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데에 집중하면 댄서들이 생각했던 무대나 공연을 하기 어려워진다. 또 댄서의 입맛을 충족시키기는 것에 집중하면 기획자의 목표는 이루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나는 기획자와 댄서의 의도와 목표를 정확하게 알고 의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공연을 기획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공연에 돈을 투자하는 사람과 직접 공연에 참여하는 지원받는 사람 간의 타협점을 찾는 것이 어렵다. 투자하는 사람은 자신이 투자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길 원하고 직접 공연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열정에 대한 대가를 바란다. 서로의 의견을 상충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공연이 있다면?
“이전에는 발레, 현대무용 분야에서 다른 춤에 대해 인정하려 하지 않아 공연 포기상태였다. 하지만 ‘댄싱9’을 통해서 다른 춤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했고 함께 작업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사라졌다. 발레, 현대무용, 스트릿 그 각각의 독특함을 살리면서 새로운 것 보다는 기존에 하던 것이지만 생각지 못한 부분을 건드리는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다.”

–공연기획에 있어서 롤모델이 있다면?
“꼭 한명을 꼽기 보다는 여러 공연을 관람하면서 느낀 각 공연의 장점이 나에겐 롤모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하지 않지만 그 안에 좋은 것을 담은 공연이 무척 많다. 모든 사람들의 장점을 받아들여 그것을 롤모델로 삼고,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특별히 좋아하는 공연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나에게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공연 첫번째는 바로 난타이다. 그것이 아마 한국 최초의 nonverbal일 것이다. 두 번째는 점프라는 공연인데, 마샬아츠라는 무술 공연이다. 이 두 공연이 한국의 nonverbal에 대해서 기준을 세워준 공연이다.”

–비보이 공연을 관람할 때 주의할 점이나 더 재미있게 관람하는 법이 있다면?
“공연을 넘어서 모든 춤을 볼 때 중요한 점은, 춤에 대한 기술이 아니라 음악을 들을 때 음악과 그 사람의 춤이 같이 보이느냐이다. 관람하며 이것을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댄서도 음악을 보이게 추는 사람이 있다. 그 댄서의 춤을 보고 있으면 단순히 듣기만 했던 음악이 보인다. 그게 바로 잘하는 댄서다. 그 것에 초점을 맞춰 관람한다면 새롭게 보일 것이다.”

-여러가지 매체들 중에서 ‘아프리카TV’를 선택해 방송을 시작한 계기는?
“그들이 나를 선택했다. 아프리카TV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들이 다른 방송은 있지만 댄스방송이 없다며 저에게 전문적인 댄스방송을 시작해줄 것을 부탁했다. 한달간 고민을 거듭했다.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아프리카TV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득 ‘내가 갖고 있는 춤에 대한 자부심이 대중이 알지 못하는 나 혼자만의 자부심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에게 알려지고 그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단지 자존심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프리카TV에서의 방송을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첫째로 기대하는 효과는,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한 댄서들에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런 댄서들이 대중에게 알려져 더 좋은 무대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두번째로 기대하는 효과는, 대중에게 춤이 쉽고 즐겁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춤을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친구들끼리 노래방에 가면 양손에 탬버린을 들고 리듬에 몸을 맡기 잖나? 이런것도 다 춤이다. 사람들에게 춤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방송을 통해 편한하게 알려주고 싶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교육에 필요한 변화가 있다면?
“예술학교가 더 많이 생겨야 한다. 더 예술가들이 좀 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K-pop 가수들이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듯이 예술은 우리나라의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이 오래도록 지속되기 위해선 어릴때부터 문화예술 교육을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17살 정도의 학생들이 세계를 돌며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할 정도로 실력이 대단한데, 이것은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6~7살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기에 지금의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처럼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실용무용예술학부의 차별성은 무엇이고, 어떤 교육을 추구하는지?
“호서예술 실용무용예술학부는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게 한다. 오늘처럼 버스킹에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게 하거나, 교수진들이 댄스 이벤트를 열면 스텝으로 학생들을 투입하는 등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또한, ‘크리에이티브 수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사회에 나왔을 때 필요한 포토샵, 영상편집, 음악편집 등의 기술은 물론 이력서를 만드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다.”

-공연예술과 관련된 활동을 펼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기간에 결과물을 낸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공연예술이 자신의 열정을 바칠 수 있는 곳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 보라.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쉽게 포기하지 말고 멀리 보라고 말하고 싶다. 나도 처음에는 단지 춤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춤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음반을 내게 되고, 비디오를 만들게 되고, 공연도 하게 되고, 공연제작도 하게 됐다. 계획한대로 가는게 아니라 춤이 나를 이끌었다. 여러분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자신이 할 수 있는건 다 해보길 바란다. 또 만약 한 번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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